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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끊김 없는 밤을 위해 집안을 다시 설계한다


    2024년 2월 어느 금요일 밤, 거실 소파에 앉아 영화 한 편을 보려다 영상이 끊겼다. 화면 로딩 바가 멈춘 채 몇 초씩 멈출 때마다 리모컨을 내려놓고 스마트폰으로 속도 측정 앱을 켰다. 아파트 구조상 거실과 침실이 반대편에 놓여 있고, 공유기는 베란다 쪽 작은 서랍장 위에 놓여 있었다. 그날의 동작은 한 줄의 기록으로 남았다. 재생 중 멈춤 3회, 화상통화 끊김 2회, 게임 지연 1회.

    문제 진단은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같은 시간대에 거실·침실·책상 앞에서 측정한 결과를 표로 적었다. 가장 차이가 큰 구간은 문과 엇갈린 방음벽 근처였고, 신호 세기가 약해지는 패턴이 저녁 8시에서 11시 사이에 집중됐다. 기기별 사용량도 기록했다. TV와 게임기, 노트북이 동시에 연결될 때 패킷 손실이 생겼다. 전기 콘센트 위치와 전선 노출 상태도 사진으로 남겼다. 순간의 불편을 원인과 증상으로 나눠 정리했다.

    패킷 손실과 시간대별 혼잡
    저녁 시간대 트래픽 집중은 패킷 손실과 지연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으로 보고됩니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퇴근 후·저녁시간대에 가정용 네트워크 혼잡이 늘어나면서 사용자 체감 성능이 떨어지는 사례가 빈번하게 관찰됩니다.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https://www.kisa.or.kr/

    실행은 우선순위를 매겨 단계적으로 진행했다. 첫째, 공유기 위치를 중앙으로 옮겼다. 베란다 서랍장에서 거실 중앙 천장 근처 선반으로 옮기고, 안테나 방향을 약간 조정했다. 둘째, 중요한 기기들은 유선으로 연결했다. TV와 데스크탑에 랜선을 깔아 무선 혼잡을 줄였다. 셋째, 전선 정리와 전원 공급 정비를 했다. 멀티탭 배치와 케이블 클립으로 전선을 정돈해 간섭 요소를 줄였다. 넷째, 작은 무선 중계기를 한 대 추가했다. 복도와 방 사이 신호 약화 구간을 보완하도록 배치했다. 마지막으로, 대용량 스트리밍은 유선 우선, 스마트폰은 대역폭을 분산하도록 설정했다.

    인터넷모뎀과 공유기의 라인드로잉 이미지

    결과는 밤의 안정성에서 바로 드러났다. 같은 금요일 밤, 영화 재생은 끊김 없이 끝까지 이어졌다. 화상통화 중 음성 끊김이 사라졌다. 게임 지연은 눈에 띄게 줄었고, 스마트폰으로 여러 영상을 동시에 틀어도 TV 재생에 영향이 적었다. 무엇보다 체감 변화는 불편을 멈추는 행동의 연속에서 왔다. 특정 지점에서의 속도 저하를 측정하고, 물리적 위치를 바꾸고, 유선과 무선을 구분해서 쓰는 일련의 과정이 집안의 밤을 안정적으로 바꿨다.

    지역별·시간대별 품질 차이
    국내 조사에서는 같은 건물·단지 내에서도 공간 배치와 사용자 패턴에 따라 속도 편차가 발생한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 구조나 전파 차폐 요소가 있는 경우 특정 실내 지점에서의 무선 품질 저하가 반복적으로 관찰됩니다. 출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https://www.msit.go.kr/

    결국 이렇게 하게 되었다. 밤 시간 연결 품질을 개선하려면 먼저 사용 패턴을 기록하고, 공유기 위치를 중심으로 재배치한 뒤 유선 연결과 중계 장치 배치를 고려한다. 전선과 전원 구성을 점검하면 예상치 못한 간섭을 줄일 수 있다. 작은 변화들이 모이면 밤의 일상이 단절 없이 이어진다. 필요할 때는 여러 조건을 살펴본 다음 우선순위를 정해 한 단계씩 진행하는 것이 실용적이라는 판단으로 마무리했다.